올바른 역사의 발전은
우리 스스로가 역사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실천의 주체로 설 때 실현될 수 있습니다.
부산경남지역은 우리 역사의 시작 이래 우리 삶의 터전으로 자리잡아 왔고, 나라가 어려울 때는 누구보다도 먼저 앞장서서 나라를 위해 몸을 던진 선열들의 애국애족의 전통을 이어온 고장입니다. 근대 이후에는 민족해방운동과 민주화운동에 선구적인 역할을 해온 자랑스런 곳 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자랑스런 전통이 지금까지 제대로 정리되거나 올바르게 평가받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은 물론, 우리 고장을 사랑하고 우리 고장의 역사에 관심과 애정을 가져 온 많은 사람들이 안타깝게 생각해왔습니다.
물론 그동안 우리 지역에 대한 연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내용면에서 보충되거나 새롭게 재조명되어야 할 점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더구나 지금까지의 연구는 지역주민보다는 전문 연구자들의 관심을 벗어나기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우리 지역의 자랑스러운 역사연구가 깊이 있게 추진되지 못했을 뿐더러 일반 대중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특 히 지역사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연구 성과의 대중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요청 입니다. 이러한 모든 일은 누구보다도 바로 이 지역의 역사연구자와 역사교사들이 앞장서서 해야 할 일입니다만, 우리 지역을 사랑하는 뜻있는 분들의 동참이 없이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이런 취지에서 부산 경남의 역사연구자와 역사교사들이 중심이 되어 가칭 [부산경남역사연구소]를 창립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그것은 우리 터전의 역사를 올바르고 체계적으로 연구 하고 그 성과를 대중에게 되돌려 줌으로써 우리 역사와 지역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드높이는데 튼튼한 밑거름이 되기 위한 것입니다.
가칭 [부산경남역사연구소]는 그동안 소홀히 해왔던 지역사의 자료를 적극적으로 발굴, 정리하여 지역사 연구자들의 활동을 북돋우는 것을 비롯하여, 우리지역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연구 하고 주체적인 입장에서 정리하는데 역점을 두고자 합니다. 이와 함께 우리 연구소는 역사기행 및 대중강좌 개설 등 대중의 역사인식을 높이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우리 연구소의 이러한 활동들은 기존 부산, 경남지역 연구단체와의 교류를 촉진하고 연구자들의 분산 상태를 극복하여 역사연구자와 역사교사간의 공감대를 확대할 것입니다. 나아가 우리 역사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이끌어냄으로써 우리 지역의 역사 및 우리 역사 전반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합니다.
1993. 7. 준비모임 일동.